북유럽형 사회주의 환상을 버려야…

문재인 정부는 북유럽형 사회주의도 아닌 남미형 포플리즘 사회주의를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정국에서는 때 아닌 덴마크가 화제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추격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본인을 ‘사회주의자’로 명명하면서 덴마크식 경제 모델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비판하며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이 강한 편인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고, 갑작스럽게 덴마크 경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샌더스 후보의 무지를 비판하고 나섰다. 덴마크에 대한 보다 올바른 이해를 촉구하면서 덴마크를 단순히 ‘사회주의 경제’로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라 나온 것이다. 급기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버니 샌더스에게 직접적으로 반박을 가했다. 덴마크가 흔히 생각하는 복지국가인 것은 맞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시장경제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에서덴마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이 담긴 보고서 실렸다. 덴마크의 정치연구센터(CEPOS)의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는 오토 브뤤스 페터슨은 ‘덴마크 모델-당신의 나라에서는 시도하지 마라’ 라는 짧은 보고서를 통해 덴마크 경제모델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이 얼마나 왜곡됐는지를 논증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첫째, 덴마크는 어디까지나 시장경제 질서에 충실한 국가라는 점이다. 세계 경제 자유도 지수, 헤리티지 재단에서 발표하는 지표, 그리고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발표하는 친기업 지표 등에서 모두 덴마크는 상위권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고용과 해고 등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고 법정 최저임금도 없으며 무역 자유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즉, 덴마크는 사실상 미국보다도 더 자유로운 경제 국가였던 것이다.

이어서 오토 브뤤스 페터슨은 색다른 시각을 제공했다. 덴마크가 복지때문에 잘 살게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서 덴마크가 복지 때문에 잘 살게 된 것이 아니고, 충분히 잘 살게 된 후에 복지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덴마크가 잘 살게 된 과정에서는 낮은 세율과 작은 정부가 톡톡한 역할을 했으며 이후 복지 지출이 늘어난 후 오히려 구조적 모순과 실업률 증가 등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후보의 소위 ‘덴마크 찬양’과 이에 대한 반박 등은 한국사회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심심찮게 북유럽 복지에 대한 동경 섞인 주장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청년수당 등 보편적 복지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북유럽식 경제모델의 성공 사례를 열거하며 한국사회도 그 방향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하지만 카토 연구소에서 나온 덴마크 관련 보고서가 우리의 선입견을 깨듯, 우리 역시 북유럽 경제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 고찰이 필요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紙와 헤리티지 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를 살펴보면 북유럽 국가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대부분 한국에 비해 규제, 노동유연성, 정부지출 등 분야에서 모두 앞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노동자유도(Labor Freedom)는 51.1이다. 한편 덴마크가 92.1, 스위스는 75.3, 영국이 75.6, 네덜란드는 66.3 등으로 월등히 높으며 핀라드(54.8점), 스웨덴(54.0) 모두 우리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업 활동의 여건을 보여주는 경영자유도(Business Freedom)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영자유도는 89.7인 반면, 덴마크는 97.4, 핀란드는 92.6, 노르웨이는 92.1, 영국은 91.1 등의 지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복지국가’로 동경하는 주요 국가들이 더욱 더 자유로운 시장경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총선 정국에 들어갔다. 포퓰리즘과 선심성 공약의 ‘제철’을 만난 셈이다. 분명 일각에서는 또 다시 북유럽 국가를 언급하면서 복지 국가 모델을 주창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정책을 내놓든 그것은 정치인들의 자유다. 다만, 복지국가의 선진 사례로 언급되는 국가들에 대해서 ‘보고 싶은 면’만 봐서는 안 된다.

그들의 복지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그 정책이 운용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제 체제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해당 국가들만큼의 자유로운 경제 정책 환경은 외면하면서, 오로지 ‘돈 쓰는 법’만 배우자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