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도려내야 할 썩은 심장부

대한민국의 어느 한 구석 썩지 않은 곳이 없다. 정치권력으로부터 교육계에 이르기 까지 성 한데가 없다. 나라의 심장부가 썩어 들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17일 장·차관 워크숍에서“온통 썩은 나라처럼 보인다”고 적시하였다. 부정비리는 종북좌익 세력 못지 않게 국가의 기본을 위협한다는 데서 반드시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
 1인당 국민소득(GNP)이 1000달러대 였던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 나라의 부정비리는 배가 고파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생계형 부정비리 였다. 관청에 들어가 서류를 떼기 위해서는 담배 한 갑, 혹은 기껏해야 담배 한 보루(열갑)를 담당자에게 찔러 넣어주는 것으로 족했다. 좀 더 큰 이권이 걸려있는 인허가 같으면 저녁에 담당 관리를 청요리 집으로 초대해 탕수육에다 고량주 몇 잔이면 충분하였다. 이제 대한민국은 1인당 GNP가 2만 달러를 넘어선 부자 나라가 되었다. 경제규모는 세계 13대 대국으로 뛰어올랐다. 우리 국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 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일하는 시대에 산다. 대한민국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에 하늘의 천사들도 부러워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추접스러운 부정비리가 극성을 부려 하늘의 천사들에게 부끄럽기 그지없다.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뇌물 액수도 커졌다. 오늘의 부정비리는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이 아니라 흥청망청 즐기기 위한 사치형 비리이다.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부정비리로 조사를 받아야 했을 지경에 이르렀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600만 달러 수수 혐의로 대검 중앙수사부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신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들자 자살하였다. 며칠 전에는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지낸 임상규 순천대 총장이 건설현장 함바집(식당) 운영권과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연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며칠 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 측근 대학 친구이자 재정 후원자였으며 수백억 대의 재산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브로커로부터 청탁대가로 억대의 돈을 챙긴 혐의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검사와 판사는 범법 혐의자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접대 받아 ‘스폰서 판사’ ‘스폰서 검사’로 인구에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그랜저 승용차를 받은 검사는“그랜저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  군부에도 비리는 퍼져있다. 한 예비역 장군은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장 재임시절인 2007-2008년 사이 병사 부식용 빵 구매비, 사무기기 유지비, 주방용품비, 철모 도색비, 상급부대의 격려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민간 검찰에 이첩되었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양궁계에서는 장비구입 대가로 뒷돈을 받았고 훈련-스카웃비를 빼돌렸다가 적발되었다. 축구계는 승부조작으로 선수들이 자살하는 등 초상집이 되었다. 삼성그룹,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기업들의 임직원들은 협력업체들로부터 돈을 받거나 술과 골프 등 향응을 받는 게 관례처럼 굳어졌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초·중·고 교장들은 돈이 들어가는 학교 행사와 관련, 업체들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어느 교육감은 수억원의 뇌물 비리로 쇠고랑을 찼다. 대학교수는 연구비를 수천만원씩 빼돌리거나 부정사용 하다 덜미를 잡혀 징계를 당하기 일쑤이다.   위로부터 아래로 군수, 법조계, 군인, 교육계, 기업계, 체육계 등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다. 대한민국 심장부가 썩어 들어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뜨거운 여름 날씨에 푹푹 썩어 들어가는 쓰레기통과 같다. 옛말에 흰모래도 개흙 속에 파묻히면 함께 검어진다는 말이 있다. 온통 사회가 썩다 보니 깨끗했던 사람도 개흙 속에 묻힌 흰모래처럼 함께 썩어간다. 물 속에 잠겨있는 물고기가 자기 자신이 젖어있는 줄 모르듯이 우리 국민들도 스스로 썩는 줄도 모르고 썩어들고 있다. 우리국민들은 모든 것을 소유하였으면서도 한 가지 소유치 못 한 게 있다. 그 것은 부끄러움을 알 줄 아는 양심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돈에 환장해 양심을 내팽개쳤다. 그들에게는 나라가 망해도 돈 만 챙기면 행복하다.  이 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은 천벌을 받고 망할지도 모른다. 고대 이탈리아 남부의 도시국가 폼페이의 종말을 상기케 한다. 폼페이는 경제적으로 융성해 쾌락적이고 향락적인 삶을 즐기던 중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졌다. 아니면 20세기의 월남처럼 부패타락으로 멸망할 수도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이런 스토리가 나온다. 신은 인간에게 벌을 줄 때 인간의 욕망을 마음껏 충족케 해 벌을 받게 한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도 경제발전의 욕망을 마음껏 채우더니 그 경제발전이 몰고 온 부정비리의 독으로 망하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렵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온 통 썩은 나라”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행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부정비리 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대로 엄격히 다스려야 한다. 거기서 그치지 말고 국민의 썩은 의식구조를 개조하기 위해 범 국민적인 도덕 재무장 운동을 펼쳐야 한다. 썩은 마음을 도려내고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이다